잠을 무척 좋아하는데, 요샌 잠들기가 무섭다. 잠이 잘 안오지도 않으며, 잠잘때마다 잠을 설친다.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을 생각하느라 신음을 앓다가 겨우겨우 잠에 드는데, 아침에도 이 상황이 반복된다. 멍하니 패드만 바라보게되고, 변함없는 타임라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들이 며칠째 계속되고있다.
신기하게도 씻고나면 이런 일들이 씻은듯이 사라진다.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일을 찾는데, 폰이 없어서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게 무척 한정적이다. 공부하고, 운동하고, 크로키하고, 방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요리하고.... 어서 핸드폰을 장만해서 학교 일도 좀 하고 하면 나아질텐데...
사람 일은 정말 한치 앞도 모르는 것 같다. 비뚤어졌진 노력은 상처로 다가갈 수도 있으며, 균열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너무나 조용히 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노래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점을 못잡고 뭉뚱그레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지금의 내 감정들이, 노래를 통해 재정리되는 기분이다. 음악을 들으면 모호하게 흩어져있던 그것들이 퍼즐조각처럼 조립되어 감정을 흔들어댄다. 오늘만 해서 벌써 몇번째인지...... 주변 사람들은 무슨 내가 연애의 고수라도 되는 줄 아는데, 제대로 된 연애의 이별은 2번째인가, 3번째인가밖에 되질않는다. 언제가 되면 익숙해질까? 익숙해지면, 안되는 거겠지만.. 참 나도 너무나 어리고 미숙한 것 같다.
오늘밤만 지나면 내일은 울산에 간다. 한솔이형의 집에 놀러간다. 예전부터 가고싶다 노래를 불렀는데, 졸업하기 전에 가게되서 너무 좋다. 안좋은 일이 하필 전날에 일어났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재밌게 놀다와야겠다.
오늘밤은 조용히 기절하듯 잠들 수 있기를 바래본다. 올해가 하루빨리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