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뱃지가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마지막 학기, 시각디자인과 수업에서 국제도서전을 참여할 사람을 모집했는데, 아트북과 팬시를 판다고 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준비가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덥썩 하겠다고 돈을 지불하고 천천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뭘 만들지.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 해본다는 엽서를 할 것인가, 스티커를 만들어 볼 것인가..
처음엔 커피 몬스터 시리즈로 페이퍼 토이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지콜론 세미나를 듣고 난 후 왠지 모모트를 따라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책까지 샀건만!) 관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뱃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혼돈의 6월이 시작되었...
어떤 주제를 정하고 뱃지를 소규모만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커피 몬스터로 하려고했지요.
근데 욕심은 갈수록 커져만가고.. 일단 가지고 있는 그림은 다 뱃지 도안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과일의 공포 시리즈, 풍경, 기타 일러스트 등등..
인터넷으로 뱃지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저처럼 다양한 디자인의 뱃지를 이용해 소량 제작하려면 거의 30만원이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큰맘먹고 기계를 사버렸습니다.
저 고운 뱃지기계의 자태가 보이시나요? 저 모델 말고도 여러 모델이 있지만, 자취방의 품격(?)을 떨어뜨리면 안되기에 제일 예쁜 놈으로 골랐습니다. 이왕 사는 거.... 통장에서 돈이 후후훅 빠져나갔지만,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배송되어오는 코팅지와 기본 종이로는 너무도 싸구려같은 뱃지만 제작되었던 것이였습니다..!
만약 기계를 안사고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라면.. 아아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수백개의 쓰레기를 만들 뻔 했다고 생각하니..
초기 버젼입니다. 셀카로 찍어서 잘 나오진 않았지만... 밑의 뱃지를 보며 재질 참고를 했습니다. 상상마당에서 파는 디자이너의 뱃지였는데, 재질을 알아보기 위해 연락처에 홈페이지까지 뒤졌지만 알아낼 수가 없었네요.
덕분에 두성종이를 비롯하여 수십가지 종이로 뱃지를 찍어보고 인쇄해보았습니다.
종이의 무게에 따라 뱃지가 찢어지기도 하고, 아예 찍히지도 않기도 하였습니다. 오 부처님.
월급은 떨어져만 가는데, 내 그림에 맞는 종이는 왜이리 찾기가 힘든지. 코팅지를 안쓰기 위한 발악이 몇 주간 계속되다가 드디어 맘에 드는 종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제-작!
마음에 드는 퀄리티가 나오자마자 트위터로 홍보를 했습니다. 여러가지 디자인 도안을 보여드리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그림을 보시는 취향들이 사람들마다 아주 달랐습니다. 주제별로 뱃지를 만들진 못했지만, 빠져나간 예산을 메꾸어야하는 제 사정에서는 좋은 현상(?)이였지요.
색감이 좀 안예쁘게 나온 뱃지는 서비스로 드리기도 하고..ㅎㅎㅎ
그리고 대망의 국제도서전 날! 상명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부스에, 애니메이션 과인 저는 곁다리로 참여를 했지요:-)
아코디언 북도 저렇게 전시를 하고,
엽서와 함께 패키지로도 구성을 하고,
아주 착한 가격으로 새 주인을 기다리는 뱃지들.
다행스럽게도, 상명대 디자인과에서 두번째로 많은 판매를 했네요:-) SNS까지 포함하면 1위!
국제 도서전이 끝나고, 상명대학교 문화예술경영과의 동아리 CRE-M과도 같이 뱃지 작업을 했습니다.
COLORFUL이라는 주제 아래 이번 전시동안만 판매하는 뱃지였습니다.
캠퍼스 게더링 플리마켓에서 CRE-M 동아리를 홍보함과 동시에 전시도 홍보하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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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 사람이 보내준 뱃지 구매 소감 :-)
인증을 해주시는 분들의 모든 이미지를 저장 못해서 아주 아쉽지만, 한 분도 빠짐없이 다 기억하고 있어요:-)
모두 감사합니다.
이제는 판매를 잠시 멈췄지만, 더 나은 패키지와 재질로 다시 찾아올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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