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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합니다

재능기부에 대해 생각합니다.

 

 재능기부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재능기부는 말하자면, 기부라는 것이 꼭 금전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꼭 이익을 위해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는 일을 말하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그림 관련된 학과에 다녀서인지, 종종 이 재능기부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 재능기부라는 것이 무척이나 좋은 취지이고, 앞으로도 활성화되어야하는 것임을 잘 압니다.

 하지만 기획자 입장에서 이 재능기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기에 이런 글을 써봅니다.

 문화예술경영 학과의 수업을 듣는데, 이런 일이 있었거든요. 그 과 학생 한 명이 페스티벌 기획을 하는데, 모든 작업을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할 것이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입은 전부 아프리카 기아들을 위해 투자하겠다라는 취지였죠. 그런데 여기에 부르겠다는 가수들이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인디밴드들이고, 3개월 이상을 이 페스티벌에 투자해야한다. 또 포스터, 이벤트 등등도 역시 재능기부로 이루어진다-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 순간 울컥하더라구요. 그 학생이 인디밴드의 입장을 진심으로 고려했더라면, 이런 기획을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은 외국에 비해 참 힘겹게 살아갑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나 만화가, 음악가 등.. 최저임금도 못받는 사람들이 무척 많죠. 많은 사람들이 컨텐츠를 공짜로 여기고 앨범, 만화책 등을 사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죠. 여기엔 포탈(네이버, 다음)과 불법 토렌트 사이트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외국에 비해 참 형편없는 보수를 받으며, 단지 하고싶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일을 지속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이런 아티스트들에게 몇몇 기업들은 " 야, 너 재능기부 한 번 해라! 요즘 네 그림이 인기가 많다던데, 우리 기업을 통해 네 이름도 알리고! 우리 기업은 이미지 좋아지고! 윈윈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고 해요.

 물론 아티스트가 그 취지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원해서 재능기부를 한다면 무척이나 좋은 일이겠지만, 기획자는 항상 아티스트들의 현 상황을 진정으로 고려하고 기획해야한다는 것이죠.

 이 재능기부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없이 남용된다면 - 어떤 '착취'의 형태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고 전 생각해봅니다.

 정당한 가치를 지불해야만 계속해서 좋은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이건 상식입니다.

 문화기획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재능기부라는 단어를 아무 생각없이 기획에 쓰기보다는 아티스트와 기업에 진정으로 윈윈되는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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