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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12.09.02

 2년여만에 만난 사촌 형과 참으로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한참을 대화하다가 떠오른 것이 형과 나의 나이 차이. 띠동갑 넘는 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도 끊이지 않았던 두어시간. 가족이라는 인연이 참 신기하다고 느꼈다. 형과 나는 스무살 이전에 거의 만나지 않았던 사이였으니.

 군대를 전역하고도 2년여만에 만나서일까? 대화의 주제는 너무나 달라져있었다. 여자친구와 술, 대학수업 등이었던 주제가 취직과 현실, 배우자와 가정사, 불행과 행복, 중산층과 저소득층,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으로.....  특수 교사인 형의 이야기를 듣자면, 모두의 로망인 교사라는 직업은 더 이상 장미빛만은 아니였다. 물론 형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니깐. 여전히 중고등학생 장래희망 1위라는 선생님의 그 지표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일까. 안정과 돈에서 나오는 것일까. 참으로 우울한 현실이다. 나 역시도 만화 학과 입학 후, 교직이수 과목이 있진 않은지 살펴봤었던 기억이 있다. 지방 친구들은 교직이수 과목이 있다던데, 우리 학굔 왜 없냐며. 술 마시며 외쳤던 기억이 선명해.

 대화 도중, 사회적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었다. 형은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형과 가까운 사람이 사회적 기업 쪽 높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듣게 된 사회적 기업의 불편한 진실들. 어려운 사람들 돕자며 생겨난게 사회적 기업 아니었던가. 사회적 기업도 역시나 '우리 사회' 안의 '기업'이었던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해선 안되겠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맥주가, 쓰디쓴 한약같던 밤이었다. 과연 한약의 효능은 나에게 발휘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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