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술은, 어렸을 적부터 중국을 좋아하시는 아빠 덕택에 적잖은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단지 관심이었을 뿐, 딱히 찾아보거나하진 않았었지만... 그러던 와중 평소 좋아하던 출판사인 세미콜론의 책을 발견해서 바로 구매하게 됐다.
한혜경. 16,000
막무가내식으로 떠난 중국에서 저자가 어떻게 적응했는지, 그리고 낯선 땅에서 겪은 재밌는 일들... 1장은 이런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부분은 그냥저냥 읽었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재밌게 읽은 부분은 2장 이후부터.
아무래도 우리 아버지도 미술관을 운영하시고, 중국을 좋아하시기에 더 재밌게 읽었던 듯 하다. 798 예술구 이야기와 컬렉터, 디렉터들의 이야기.. 798 예술구 관련 이야기들이 특히 재밌었는데, 그곳이 공장을 개조했다는 이야기와 지금은 유명한 예술촌이 되었다는 부분을 읽고는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졌다. 아버지에게 등떠밀려 5번 정도 다녀온 중국이지만 이렇게까지 어딜 가봐야지! 하고 가고싶어진 건 처음인 듯 하다.
798 예술구 (출처- 위키피디아)
한 컬렉터의 고민과 그 대답도 아주 인상깊었다.
자기가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산 작품이 있는데, 나중에 그 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자꾸만 생각난다. 이런 고민이었는데.. 작가의 대답은 이것이었다.
"이번 경험에서 생긴 경제적인 손해 때문에 괴로우면 한 달도 못 돼 털어 낼 수 있겠지만, 진정으로 좋아하는 작품을 소유하지 못한 아쉬움이라면 언제까지라도 네 마음을 괴롭힐거야"
미술 작품에 매겨지는 가격이라는 것이, 참 묘한 것 같다. 작가의 화풍과 관념 등을 존중해주는 좋은 가격이란 얼마일까? 어떤 작품에 매겨진 가격을 보면, 가끔은 너무 심하다 싶을 때도 있어서이다. 그 작품을 정말 '존중'해서 그 가격인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나도 가끔 있기에...
3부에서는 유명한 중국 작가들을 소개하고, 그 작가를 만난 이야기들을 들려줬는데 그 부분도 무척 재밌었다.
웨민쥔 웃는 얼굴들 시리즈 중
작품은 너무나도 많이 봤지만, 이름은 처음 알게 된 웨민쥔. 그의 얼굴을 본따서 그렸다는 웃는 남자들과 달리 사진 속 그의 얼굴은 외로워보였고, 실제로도 힘들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 최고가 70억을 넘긴 그림을 그린 작가가 돈이 없어 물감도 못사던 예전을 그리워한다는 이야기는 씁쓸하기도했다.
4부, 5부는 798 예술구 근처의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근처의 갤러리들이 소개되어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중국 여행갈 때 요긴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은 맘에 들었으나, 뭐랄까 작가의 체험 위주의 내용이 주이기에 객관성 혹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국 미술학교의 내용이 조금 더 많았어도 좋았을텐데 싶기도 했고..
뭐 책 제목부터 일기이니^^ 내가 욕심이 너무 과한거겠지. 여튼 오랜만에 재밌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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