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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법 _ 안상현

 

 자크 라캉은 평생 '욕망'이라는 주제에 집중한 철학자다. 그의 욕망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모든 욕망은 타자(他者)의 욕망이다." 라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다. 혼자서 독립해서 살아가려면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렇듯 부모의 사랑만이 자신의 생존을 보장해주므로 이것을 본능적으로 인지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엄마가 자신을 보고 웃으면 같이 웃어줘야 한다. 내가 웃을 때 엄마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어린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그것을 수용하면서, 다시 말해 부모의 욕망을 받아들이면서 생존해나간다. 자신의 욕망이 아닌 부모의 욕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자라고 어른이 되면서 자신의 욕망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일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 혹은 주변 사람들, 즉 타자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진정한 자신의 욕망이나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순간 타자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태도를 드러낸다. 이런 행동들은 주체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주체가 될 수 있을 때 자신의 진짜 욕망도 알게 된다. 라캉을 이해하려면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말을 이해해야 한다.

 -인문학 공부법 中  안상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