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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장인:지로의 꿈


 예전부터 보려고 벼르던 스시장인 : 지로의 꿈을 봤다. 지금 만화.애니메이션 과를 오게끔 한 계기를 더듬어보면, 어릴적 봤던 초밥왕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애니메이션과이며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서도.. 정말로 재밌게 봤고, 집에 애장판도 있을만큼 미스터 초밥왕을 열심히 봤었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스시도 좋아하기에 내가 이 다큐를 재밌게 봤을려나? 생각보다 평이 안좋아 조금 놀랐다. 지루하지도 않았고, 영상도 좋았는데~.

 모든 장인이 그렇듯이 지로는 고지식하다.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되, 항상 더 좋은 맛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다큐 속 평론가의 말에 의하면 지로는 미슐렝 3스타 중 최고령일 것이라고 하는데.. (미슐렝 3스타라 함은 지로의 음식을 먹기위해 일본을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란다.) 85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지로는 주방장의 자리에서 눈을 번쩍이며 손님에게 스시를 대접한다.

 지로의 스시는 3만엔부터 시작하며, 한달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빠르게 먹는 사람은 15분이면 식사를 마칠 수 있고, 10명 밖에 수용 못하는 이 식당이 왜 이렇게 비쌀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먹는 사람에게는 15분일 수 있는 이 시간을 위해, 장인의 노력은 70년간 지속되어왔다. 반복과 반복, 열정과 고민, 철학이 70년간 쌓여온 것이다. 지로의 스시가 미슐렝 3스타까지 온 것은 그 세월과 철학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장인(비단 요리사 뿐만 아니라 화가 등)의 그것에게 원가가 어쨌느니 소리를 하는 사람이, 제일 촌스럽고 못나보인다.

 스시의 코스를 합주곡에 비유한 장면이라던가, 수산시장의 활기를 리듬감있는 음악과 함께 연출한 부분이 좋았다. 다큐가 말하고자 하는 것 또한, 어찌보면 뻔하지만 좋았다. 좋은 스시를 만들기 위해선 좋은 생선과 그 좋은 생선을 잡는 어부, 깨끗한 환경이 있어야한다.  지로가 비록 주방장에 있고, 모두를 가르쳐왔지만 다른 이들이 없이 혼자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선을 제공하는 상인들과의 친목, 생선을 고르는 안목, 신뢰, 노력, 시간.. 그리고 점점 줄어드는 생선에 대한 걱정 등.. 이 모든 것을 인정하는 장인이기에, 그가 훨씬 멋있어보였다. 진정한 장인은 역시 겸손하고 맑은 웃음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공감갔던 대사 -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가 없어요. 손님보다 못한 미각과 후각, 경험을 가지고 어떻게 손님보다 나은 음식을 만들겠습니까?" 


 p.s. 역시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ㅎ이걸 보고도 스시가 먹고싶지않다면 스시 고자야!!


p.s.2 아직도 일본에서 초밥을... 먹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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