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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이렇게 보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는 친구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고, 맛집을 찾아 헤멨으며, 새로 일하게 된 직장에서 일을 하였다. 작년, 너무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기에 솔직히 이 날이 다가오는게 무섭기까지 했다. 가족들이랑 아이스크림 케익이라도 먹으며 보냈더라면 충분히 만족했겠지만서도, 나는 일 때문에 서울로 와야했으니 말이다.

 여튼, 너무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였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한달 전부터 슈톨렌이라는 빵을 만들어, 한조각 씩 먹으며 기다린다고한다. 미식가들이 많은 트위터 친구들이 슈톨렌 이야기를 자주 꺼내기에, 나도 호기심이 동해 슈톨렌을 사러 이태원으로 향했다. 이태원의 카페 보통에서는 하루 3개 한정으로 슈톨렌을 판다!

난 왜 만날 전체 사진을 안찍고 디테일 컷만 찍을까? 바깥에서 찍는 건 왠지 더 부끄러워..

하루 3개 한정이고, 오픈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오기도 한다기에, 후다닥 달려갔다. 근데 가게 내부 사정으로 공사를 하고 있었고... 사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가게를 여기저기 찍었다. 저 딥티크.. 진짜일까?

보통. 알랭 드 보통이 생각난다.

나도 갖고싶다. 저 일단하자 엽서!

ㅎㅎ 사장님이 뒤늦게 오셨는데, 오래 기다리셨다며 1인 1개 한정 슈톨렌을 2개나 살 수 있게 해주셨다! 덕분에 친구와 한덩이 씩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요나의 슈톨렌!! 힘들게 사서그런지 너무 뿌듯했다. 요걸 사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이태원으 르비스트로 363으로 향했다. 날이 추워서 멀지않은 길이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오랜만에 이태원~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 이삿짐 정리를 덜해서 매번 컵라면에 삼각김밥 등만 먹었는데.

오리고기와 견과류를 뿌린 샐러드.

그리고 송로버섯 리조또.

크림 스파게티말고 크림 리조또는 처음 먹어보았다. 눅진한 식감인데도 쌀알이 한알한알 떨어져서 좋았다. 할라피뇨를 주셨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생각했다. 버섯 향은 참 좋았다.

샹들리에가 예뻤다.

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이태원 빵 맛집 오월의 종을 들려 슈톨렌을 구입했다. 처음 오월의 종을 갔는데, 빵집이 문을 닫았던 것이였다! 알고보니 슈톨렌을 제외한 모든 빵들이 다 팔렸던 것. 아쉬워..

그리고 요새 힘든 나를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었다. 요새 세일기간인 므스크샵에서 아폴리스 향초를.

원래 인턴기간인 요즈음은 11시까지만 하고 퇴근을 하는데, 이 날은 손님도 많았고 사장님 부탁으로 마감시간까지 일을 하였다.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사장님께서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시며 와인을 한 병 따셨다. 하하!

행복하고 재밌었던 크리스마스 이브!

그리고 다음 날은 숙취로 조금 고생을... 늦잠을 자다가 요나의 슈톨렌을 아침으로 먹었다.

슈톨렌과 홍차가 궁합이 좋다는 트친 이야기를 듣고 바로 홍차를 ! 히히

얇게 썰어먹어야 제 맛! 오월의 종, 요나 슈톨렌 둘다 맛있었지만 아주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1년 숙성을 한 오월의 종의 슈톨렌이 더 부드럽고 맛있었다. 여튼 행복..!!

 25일 당일은 조금 외롭긴했다 ㅋ 숙취로 늦잠을 자고, 가게에서 시험을 본다고 하셔서 공부를 3시간 정도하고 추위를 뚫고 출근했다. 손님은 거의 없었고, 사장님과 단 둘이 공부를 하고 이것저것을 배우다가 일찍 퇴근했다. 뭐 그래도 나쁘지않았다.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비교하면 끝도 없으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