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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습니다/영화를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매튜 맥커너히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다던 영화. 우리나라에 영화를 수입한 배급사가, 원래 비율이 아닌 이상한 비율의 영화를 수입해 와서 트위터 상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논란에 못이겨 정상 수입했다고). 그 화제의 영화를 보았다.
 
솔직히 매튜 맥커너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 매튜의 첫인상은 지독히도 말랐고 껄렁껄렁했으며 마초적이였다. 게이를 혐오하는 호모포비아이자 오프닝 때부터 여자 둘과 소 경기를 보며 섹스를 하던, 현실에서는 절대 마주치는 것조차 싫을 것 같은 그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를 잔뜩 하며 영화를 보았다.
 
호모 따위나 걸리는 병이라며, HIV에 걸린 유명 배우를 맹비난하던 그가, 우연한 사고로 찾은 병원에서 HIV 양성 반응과 30일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호모들이나 걸리는 병이라고 믿었기에 병원의 말 따윈 신뢰할 수 없었던 매튜는,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콜 걸을 불러 친구와 술판을 벌인다. 그러나 마약과 술도, 그를 두통에서 건져주지는 않고, 벌거벗은 여자가 눈 앞에 있는데도 흥분이 되지 않는다. 열받은 심정에 과한 마약을 복용한 매튜는 친한 동료에게 HIV 양성 진단이 나왔다고 고백해버리고 만다. 입 싼 동료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에이즈에 걸린 호모 취급을 받고 따돌림을 받고 무시를 당하는 그.  점점 심해가는 두통과 몸 상태-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 해주지않는 병원에 답답함을 느낀 매튜는 살 길을 찾아 발버둥을 친다. 도서관의 온 책들을 뒤져 HIV에 대해 조사하고 병원에 AZT 라는 신약이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의사가 그 약을 주질않자 병원 안 청소부에게 뒷돈을 주어, 신약을 훔쳐먹어 낫기를 바라던 매튜. 의사가 선고한 날들은 점차 가까워지는데, 몸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는 몸 상태에 불신을 가지게 된 매튜는 마지막 힘을 다해 우연히 알게 된 불법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받은, 여러 약물을 혼합하여 먹는 진단법에 따라 살다보니 의사가 예고했던 시한부 시기를 훌쩍 넘어서게된다. 건강해진 그는, 자신을 회복시켜준 0멕시코의 약들을 밀수해 미국에서 팔기 시작한다. 개인의 의약 판매는 불법이기에, 월 회비를 받는 동아리 식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들어, 동성애자들과 HIV 감염자들에게 약을 팔기 시작하는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매튜 맥커너히. 역시나 연기가 매우 인상깊었다.
 신약을 투여해도 낫지않은 몸을 이끌고 멕시코로 가던 그. 사라지지 않는 두통에 서러워하며, 한 손엔 권총을 움켜쥐고 오열하던 그의 표정.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약을 팔던 매튜-. 돈을 벌기 위해 약을 밀수했고 돈이 없는 이들에겐 회원권을 팔지 않던 그가, 병원의 무분별한 의약 투여에 분노하고, 멀쩡한 약조차 허가를 내주지않는 FDA와 싸워가던 모습.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돈을 벌고 정신없이 살던 매튜가, 여의사에게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고백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난 그저, 소 경기를 좋아하고, 일과를 마친 후 한 잔의 맥주와 클럽에서의 춤을 좋아하던 평범한 남자였을 뿐인데… 지금은 너무 달라져버렸어...' 라고 읇조리던 쓸쓸한 그의 모습..
 
 관객의 입장에선 매튜의 그런 모습이 멋져보였지만, 세상과 싸우던 일이 얼마나 고된지가 그의 연기에서 절절히 느껴졌다.

 법정에서 패배할 때 비쩍 마른 몸으로 신음하던 그. 그리고 쓸쓸히 돌아온 매튜를 반겨주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사람들의 모습들.

 이 여러 장면들이 당분간 내 마음 속을 잔잔히 채워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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